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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깨달음

오레오와 광고천재

by 하늘밑 2024. 10. 31.

오레오 엘리베이터

1912년 미국 나비스코(Nabisco)사에서 시작해 큰 인기를 끌며 20세기 가장 많이 팔린 과자류로 손꼽히는 오레오는 전 세계인이 즐기는 간식입니다.

오레오를 보면 <광고천재 이제석>이란 책이 생각납니다. 광고를 위한 한 인간의 열정이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전 포스트잇을 끼어 가면서 앉은자리 3시간 만에 읽어버렸습니다. 한 편으로 열정 없는 자신을 부끄러워하면서요. 책 내용 중에 이제석이 미국에서 오레오광고를 만든 이야기가 나옵니다. 광고 만들 때를 생각하면서 이렇게 썼습니다.

“나는 오레오 광고를 만들 때 하루 세끼 오레오만 먹어댔다. 이빨 사이사이에는 검은 과자 찌꺼기가 끼었고 똥 누구 돌아서서 보면 똥 색깔이 짙은 갈색도 아닌 완전한 흑색이었다. 아스팔트 찌꺼기가 변기에 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짓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분이 오신다. 빵! 하고 머리가 새하얘지면서 온몸에 전율이 인다. 팔 뒤에서부터 어깨 등줄기 목덜미 뒤통수를 타고 백만 볼트의 전류가 흐르면서 온몸에 소름이 돋고 다시 괄약근과 전립선까지 타고 내려온다. 사형수가 따로 없다. 나는 이 맛에 광고한다. 아이디어 짜내는 일을 도저히 그만둘 수 없는 거다.”


그렇게 오레오를 물리도록 먹고 나온 아이디어는 투명한 엘리베이터 위에 오레오가, 아래는 우유컵이 있는 재미있는 옥외광고로 재탄생했습니다. 오레오 광고를 만들기 위해 똥색깔이 까맣게 되도록 오레오만 먹는다? 머릿속에는 온통 오레오뿐이었을 겁니다. 그래서인가요? 저는 오레오를 보면 검고 누런 똥이 먼저 떠오릅니다.


https://youtu.be/JftAsRITXao?si=W4Xstp02A7BlB-gA

오레오 100주년 광고

이제석 같은 광고천재를 부러워해야 할까요? 오히려 이제석 같은 열정이 없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할 것입니다. 천재는 재능이 아니라 꾸준함이 만들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