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90 기억이 약속이 되는 날까지 기억이 약속이 되는 날까지 2026년 8월 20일(목) 저녁 7시 30분, 서울시의회 본관 1층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그리스도인 월례기도회에 참석했다. 하나님 내가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시고, 내 기도 소리를 귀담아 들어주십시오내 마음이 약해질 때, 땅 끝에서 주님을 부릅니다.내 힘으로 오를 수 없는 저 바위 위로 나를 인도하여 주십시오.주님은 나의 피난처시요, 원수들에게서 나를 지켜 주는 견고한 망대이십니다.내가 영원토록 주님의 장막에 머무르며, 주님의 날개 아래로 피하겠습니다. 인도자의 예배의 부름에 모임에 참석한 40여 명의 사람들이 “절망과 고통 속에 있던 우리의 상처 입은 영혼, 이 시간 당신께 내려놓겠습니다.”라는 .. 2026. 8. 21. 『쥬디 할머니』 박완서 박완서 10편의 단편소설 지난 10주 동안 문학동네에서 펴낸 박완서 단편집 『쥬디 할머니』를 재밌게 읽었다. 박완서 작가 타계 15주기를 맞아 31명의 한국 대표 소설가가 박완서의 총 97편의 단편소설 중에서 최고의 작품이라고 공통으로 뽑은 10편의 소설이다. 소설제목과 주관적인 핵심내용을 한 줄로 정리했다. ❶ 쥬디 할머니쥬디 할머니의 숨겨진 정체, 그 허무한 반전❷ 애 보기기 쉽다고?세상에서 가장 고된 노동, 독박 육아의 현실❸ 공항에서 만난 사람얼마나 고독하고 얼토당토않은 짓인가.❹ 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할머니도 여자다. 여성이라는 생명력.❺ 재이산(再離散)두 번 찢겨진 실향민의 비극❻ 해산 바가지생명의 고귀함을 깨우는 바가지❼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자식을 잃은 엄마, 그 지독한.. 2026. 7. 7. 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 다 똑같은 사랑이다 1. 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작가의 연작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이 15만 부를 넘기며 창작과 비평사에서 빨간색 표지의 리커버 양장본을 발매했습니다. 한 번 더 읽고 싶어서 구매하여 보니 초판 40쇄. 그야말로 소설계의 메가히트 작품입니다. 이 소설이 대중과 평단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박상영 작가가 국내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이유도 있지만 이 책에 열광한 핵심 독자층이 소수자 인권, 다양성, 페미니즘 등의 가치에 가장 개방적이고 민감한 세대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들은 소설 속 주인공들의 우정과 연대에 열광하며 자발적으로 리뷰와 추천을 이어갔고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읽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이유를 꼽자면 아마도 2022년 세계적 권위의 부커상(Booke.. 2026. 7. 1. 노루망 40미터 노루망 40미터 노루망 울타리는 밭작물을 지키기 위한 경계선이다. 노루나 고라니가 넘지 못하도록 둘러치는 그물형 울타리라고 보면 된다. 작년에는 텃밭 옆 7평 남짓한 밭을 윗집에서 빌려 쓰느라 경계선을 조금 욕심내어 30미터쯤 넓게 둘러놓았었다. 작년에 집을 둘러싼 경계 측량을 마치고 등기된 대지의 선을 따라 말뚝을 박았다. 그리고 올해는 더 이상 밭을 빌리지 않기로 했다. 계산을 해보니 노루망 길이가 오히려 10미터가 늘어나 총 40미터가 되었다.형편이 넉넉했다면 녹색 휀스를 둘렀을지도 모르지만 작년에 쓰던 것을 재사용해도 별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돈도 줄이고 시간도 절약하고 나쁠 것 없었다. 토요일 오후, 귀한 일꾼 아들을 다시 불러냈다. 일당만 잘 쳐주면 군말 없이 따라 나오니 다행이었다.낮 .. 2026. 4. 28. 나무 울타리 만들기 나무 울타리 만들기 시골집 텃밭은 앞 도로와 구거를 마주하고 있다. 구거가 나름의 경계 역할을 하고 있긴 했지만 사람 마음이란 게 좀 그렇다. 눈에 보이는 근사한 울타리 하나쯤은 있어야 안심이 된다. 길이는 대략 12미터. 그동안은 사철나무와 오가피나무가 듬성듬성 이 빠진 치아처럼 대충 울타리인 척을 했지만 이제 더 이상 그렇게 놔둘 수는 없었다. 가지를 치고 오래된 철조망과 철사선을 걷어냈다. 갑자기 휑해졌다. 비워진 자리에는 이상하게도 뿌듯함보다 막막함이 먼저 들어섰다. 뭘로 울타리를 만들어야 하나? 처음에는 저스틴 블록 같은 고급 디자인 블록을 떠올렸다. 사진으로 보면 그렇게 우아하고 근사할 수가 없다. 그런데 가격을 보는 순간 마음을 바로 접었다. 블록 하나에 만 원이 넘는다. 울타리가 아니라.. 2026. 4. 28. 신의 눈으로 본 세상 - 『내 이름은 빨강』 오르한 파묵 보지 못하는 자와 보는 자가 같지 아니하며-코란 제35장 「파티르」19쪽 신의 시선 VS 인간의 시선 창세기에서 신은 세상을 창조하고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했다. 신의 시선에는 자신의 창조 세상이 분명 조화롭고 아름다웠을 것이다. 그렇다면 신의 시선으로 본 세상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어떤 모습일까? 16세기 오스만 제국을 비롯한 이슬람 세계는 ‘세밀화(Islamic Miniature)’를 통해 단순히 눈에 보이는 세상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이슬람교의 핵심 교리와 신의 속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려고 했다. 이슬람교에서는 생명을 지닌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을 표현하는 것을 금기로 여겼다. 모하메드의 언행록인 『하디스(Hadith)』에는 “그림을 그리는 자는 최후 심판의 날에 정죄를 받을 것이다”라고 기록했.. 2026. 4. 17. 부활절...예수는 어디에 계신가? 부활절...예수는 어디에 계신가? 2026년 4월 서울 보신각터에서 열린 연합예배에 참석했다. 이주민과 연대하는 2026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부활절 연합예배였다. 현재 한국에는 150만 이주노동자가 있다. 이 중 산재와 관련하여 사망하는 노동자만 한 해 3천 명에 이르고 사망자의 90%는 죽음의 원인을 제대로 규명조차 못하고 있다. 이주노동자의 대부분은 한국인들의 기피 업종에서 일하며 인종이 다르다, 후진국에서 왔다, 우리 일자리를 빼앗는다 등의 이유로 차별받고 소외당하고 있다. 보신각 일대는 이주노동자를 기억하고 그들과 부활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모인 500여 명으로 가득했다. 함께 연대를 다짐하고 기도문과 찬양 가사를 읽어가며 성찬을 나누었다. 부활절 전날 광화문에서는 기독교 방송사가 주.. 2026. 4. 6. 뒷마당에 흙을 메우다 뒷마당에 흙을 메우다 10평 남짓한 시골집 뒤뜰은 해가 잘 들지 않는다. 다행히 작년 11월, 집을 둘러싸고 있던 노후 담장을 헐어내자 바람이 통하고 햇볕도 한결 깊이 들어왔다. 문제는 바닥이었다. 담장을 허물기 위해 굴삭기가 마당으로 들어오면서 궤도에 눌린 보도블록이 깨지고 지반이 낮아졌다. 게다가 겨우내 방치된 사이 눈이 쌓였다 녹기를 반복하며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다. 결국 아내와 상의 끝에 뒷마당에 토사를 채우기로 했다. 사전 작업으로 아들이 반나절 품을 팔아 뒤뜰에 깔려 있던 보도블록을 모두 들어냈다. 아직 땅이 덜 녹은 탓에 지표면에서 블록을 떼어내는 일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걷어낸 블록을 소나무 밑에 쌓아 두었더니 얼추 300장은 되어 보였다. 이제 남은 문제는 토사를 어디에서 구해 어떻게.. 2026. 3. 9. 가축분 퇴비를 구입하며 가축분 퇴비를 구입하며 텃밭 농사 개시일을 한 달 앞둔 3월마음이 분주해졌다. 지난해 우리 집 텃밭은 수난의 연속이었다. 노후 담장을 헐고 뒷마당 보강토 공사를 하느라 굴삭기와 덤프트럭이 텃밭을 수시로 드나들었다. 육중한 궤도와 바퀴에 짓눌린 땅은 작물의 터전이라기보다 공사 현장의 바닥에 가까웠다. 겨울 내 꽁꽁 얼어붙어 침묵하던 땅이 3월의 볕을 받자 서서히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텃밭 여기저기 생긴 물 웅덩이는 어느새 텃밭을 늪지로 만들 기세다. 텃밭이 아니라 마당이었다. 서둘러 밭의 경계를 다시 그었다. 삽으로 흙을 북돋우며 망가진 땅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일부터 시작했다. 한 삽 들어 가자 아직 얼어붙은 땅이 단단했다. 날이 풀려 땅이 녹아도 땅이 살아날 수 있을지 의문이.. 2026. 3. 9. 이전 1 2 3 4 ··· 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