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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깨달음

토스의 UX Writing 전략

by 하늘밑 2024. 10. 14.

쉬운 금융, 토스의 UX Writing 전략

 

*UX Writing은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만나고, 사용할 때 접하게 되는 단어, 문구들을 설계하는 일을 말함

 

토스(Toss)는 스타트업인 비바리퍼블리카가 개발한 송금 서비스 앱이다. 토스의 슬로건은 ‘금융을 쉽고 간편하게’다. 토스는 공인인 증서가 없어도,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송금할 수 있는 ‘간편 송금’ 서비스로 급성장했다. 간편 송금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시중 17개 은행과의 전산 표준 연동에만 3년이라는 시간을 들였다. 토스가 금융을 쉽게 만들기 위해 하는 노력은 기술 분야에만 그치지 않는다. 토스는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쉬운 금융’을 완성시킨 ‘UX Writing’ 전담 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 팀은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금융 용어를 이해하기 쉽게 바꿔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어려운 용어를 풀어 설명할 뿐 아니라, 불필요한 단어와 문장을 없애 간결하게 만든다.

 

예)

[A] 오늘은 카드값 결제일입니다. 그래도 카드값을 지금 선 결제할까요?

결제일에 카드값을 내면 카드값이 중복 결제될 수 있습 니다. 위 경우 다음 날 결제 계좌로 재입금해드립니다.

[B] 오늘은 카드 값 나가는 날이에요.

같은 금액이 한 번 더 나갈 수도 있어요. 두 번째로 나간 금액은 내일 내 계좌로 환불돼요.

 

 

카 값 선결제 메뉴를 클릭하면 뜨는 팝업 알림이다. ‘결제일에 카드값을 내다’라는 의미의 문장이 2번 중첩되던 것을 ‘오늘은 카드값 나가는 날이에요’로 압축해 반복을 없앴다. ‘결제’라는 단어는 ‘나가다’로, ‘결제계좌’는 ‘내계좌’로, ‘재입금’은 ‘환불’로 더 쉬운 단어나 의미가 명확한 단어로 대체했다. 훨씬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워졌다.

 

예)

[A]

신용 관리

000 님, 대출 잔액이 달라졌어요. 잔액을 확인하세요.

[B] 드디어 대출 끝!

000 님, 갚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신용 점수가 달라졌는지 확인해보세요.

 

토스의 글쓰기는 사용자들이 서비스에 대해 친숙함을 느끼게끔 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토스에선 사용자가 대출금을 갚을 때마다 알림을 보낸다. 기존에는 ‘달라진 대출 잔액을 확인하라’는 의미를 담은 건조한 메시지를 발송했다. 그러다 ‘대출금을 갚느라 고생하셨다’는 응원과 축하의 의미를 담은 문구로 변경했다.

 

이렇게 바꾼 후 CS창구를 통해 “문구가 힘이 된다, 고맙다”는 사용자의 응답이 접수되기도 했다. 줄어든 대출액이라 는 숫자 뒤에 그 돈을 값느라 한푼 두푼 아끼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노심초사를 헤아린 글이 고객의 마음을 움직인 사례다.

 

토스의 글쓰기는 사용자 입장의 정보 전달(User-side Info), 잡초 제거하기(weed Cuting), 말하기 쉬울 것(Easy to Speak), 일관성 유지(Keep Consistensy)의 4가지 글쓰기 원칙하에 이 뤄진다. 토스의 서비스 안내 문구를 작성하는 사람은 여러 명이지만, 사용자는 토스를 하나의 서비스로 받아들인다. 하나의 서비스에선 일관된 경험을 해야 한다. UX Writer들은 토스 안에서 사용자가 일관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이 원칙을 숙지하고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쉽고 간편한 금융’이라는 토스의 브랜딩은 이처럼 세심하게 사용자 입장을 고려하는 글쓰기로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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