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명한 선택1 황인숙 「강」 「강」 / 황인숙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나한테 토로하지 말라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당신이 직접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강가에서는 우리눈도 마주치지 말자. * 해 질 녘 한강둔치에 갔다가 술에 취했는지 강물에 대고 울부짖는 여인을 목격했다. 30대쯤 돼 보였다. 목이 쉴 것 같은 울음은 웃음이 되고 분노가 되고 외침과 한탄이 되었다. 무엇 때문일까? 실연을 당한 것인지 실직을 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미쳐버리고 싶은 데 미쳐지지 .. 2024. 12.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