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촛불을 켜지 않으십니까?
진나라 평공이 사광(맹인약사)에게 말했다. “내 나이 일흔이니 공부를 하려해도 이미 저문 듯 하구나.” 사광이 말했다. “왜 촛불을 켜지 않으십니까?” 평공이 말했다. “"신하인 주제에 감히 임금을 놀리려는 것이냐?” 사광이 말했다. “저 같은 맹인이 감히 임금님을 놀릴리 있사옵니까? 신이 듣기로 ‘젊어서 공부하기 좋아하는 것은 막 떠오르는 해와 같고, 장년에 공부하기 좋아하는 것은 중천에 뜬 해와 같으며 늙어서 공부하기 좋아하는 것은 저녁에 촛불을 밝히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촛불을 밝히는 것이 어찌 캄캄한 길을 가는 것에 견주겠습니까?” 평공이 듣고 말하였다. “참으로 훌륭한 말이구나”
晉平公問於師曠曰:「吾年七十,欲學,恐已暮矣。」 師曠曰:「何不炳燭乎?」 平公曰:「安有為人臣而戲其君乎?」 師曠曰:「盲臣安敢戲其君乎?臣聞之, 少而好學,如日出之陽;壯而好學,如日中之光;老而好學,如炳燭之明。炳燭之明,孰與昧行乎?」 平公曰:「善哉」 《說苑‧建本》
나이가 들어가니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 야간운전에 네비게이션이 보이지 않아 고생이다. 카톡을 확인하려면 안경을 벗어야 하니 그것 또한 곤욕이다. 주변에서 노안 라섹수술을 권하는 사람도 있다. 눈이 밝아 세상이 더 잘 보이면 맘이 편해질까? 아닐 것이다. 적당히 눈이 어두워야 할 나이에 무엇을 더 밝히 보려고 하는 것은 노욕(老欲)임이 분명하다. 인생의 미묘한 그림자는 아침이나 대낮의 눈부신 빛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저녁 무렵 희미하게 비추어야 비로소 보인다. 사물의 경계가 흐릿한 곳에서 삶의 지혜가 보이는 이치와 같다. 그런 의미에서 촛불을 밝히는 것(炳燭之明)은 아침이나 대낮의 해보다 밝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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