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가 되다
티블로그의 글이 오늘까지 300개가 되었다. 2024년 10월에 블로그를 시작했으니 15개월째다. 2026년 1월, 밀어 두었던 일을 시작했다. 브런치 작가에 응모했고 다행히 한 번에 선정이 되어 브런치스토리에서 글을 발행할 수 있게 되었다. 티블로그가 글을 쓰는 공장 같은 곳이라며 브런치스토리는 상점이라고 할 수 있다. 블로그를 통해 다듬어진 글들을 브런치에 소개할 예정이다.
조지 오웰은 자신의 글쓰기를 ‘순전한 이기심(Sheer egoism)’, ‘미학적 열정(Aesthetic passion)’, ‘역사적 충동(Historical impulse)’, ‘정치적 목적(Political purpose)’이라는 네 가지 동기로 설명했다. 그는 불의를 고발하고 사회를 바꾸려는 정치적 목적을 글을 쓰는 이유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그리고 정치적 글쓰기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고자 노력했다. 조지 오웰의 글쓰기는 분명 순전한 이기심에서 출발해 정치적 목적으로 완성되는 과정의 글쓰기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아마도 조지 오웰이 글을 쓰는 이유의 역순일 것이다. 불의를 감지하고 거짓을 폭로하려는 정의감, 개인의 경험을 통해 진실을 남기려는 욕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글들은 포털사이트만 열어봐도 즐비하다. 다들 나보다 혜안 넘치고 똑똑한 사람들이 쓰는 글이니 그런 글은 쓰기가 싫다. 오히려 나의 글쓰기는 순전한 이기심에 가깝다. 남에게 글을 써서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기심이란 무엇인가? 쓰고 있을 때 온전한 나로 몰입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말주변이 좋아 사교적이고 오지랖 넓어 만사에 참견하는 호방한 사람이었다면 나는 결코 글을 쓰지 않을 것이다. 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라서 쓴다는 말이 더 솔직할지도 모른다. 고상하게 말하면 위기지학(爲己之學)이다. 그렇다고 내가 글을 잘 쓰느냐?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그랬다면 이 나이에 벌써 등단해서 작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냥 글쓰기가 좋을 뿐이다.
올 해 새로운 도전을 하나를 시작했다. 하루 한 편 글쓰기다. 어떤 형식이든 상관없이 글을 써보는 것이다. 특별한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글로 표현하는 것이 목표다. 하루키는 하루에 한 편씩 꾸준히 글을 쓰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했다. 실제 200자 원고지 200매 분량의 글을 매일 쓰고 있다고 했는데 나로서는 언감생심(焉敢生心) 일뿐, 초보자임을 잊지 않기 위해 200자 원고지 10매 이상은 결코 넘보지 않을 예정이다. 글은 써보니 조금 요령이 생겼다. 완성하지 않은 글이라도 쓰다가 메모에든 스마트폰에든 계속 저장해 두는 것이다. 생각은 다시 이어지기 마련이다. 글은 고쳐 쓸수록 여물어진다는 사실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글쓰기는 운동과 같다. 나는 아직 준비운동 단계일 것이다. 운동을 계속해도 몸무게가 줄지 않는 것처럼 계속 써도 좋은 글이 잘 안 나올 수 있다. 지금은 그럴 단계도 아니다. 운동이 달리기라면 우선 운동화 신고 정해진 시간에 조금이라도 뛰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원하지 않는 근육통증이 찾아 오듯 분명 글쓰기도 어려움을 맞이할 때가 올 것이다. 그러면 어떠랴. 나에게 글쓰기는 순전한 이기심이다. 죽어라고 할 필요없다. 쉬었다 하면 된다. 조금 이력이 붙는다면 달리면서 느낀다는 러닝하이 처럼 쓰는 일 자체가 나를 격양하게 밀어 올리는 순간이 올지 모른다. 그때가 되면 혹시 작가라는 이름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그냥 뭐라도 쓸 수 있으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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