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공이 산신령과 용왕에게 기우제를 지내려고 하다
景公欲祠靈山河伯以禱雨
제나라에 심한 가뭄이 들었을 때 제공이 여러 신하들을 불러 물었다. “하늘이 비를 내려 주지 않은 지가 오래되어 백성들에게 굶주린 기색이 역력하오. 내가 점쟁이에게 물어보니 높은 산과 너른 강에 나아가 기우제를 지내라고 하더군요. 세금을 약간 거두어 신령스러운 산에서 기우제를 지내려고 하는데 어떻겠소?”
신하들이 아무 대답을 못하고 있는데 안영이 나와 말했다. “아니됩니다! 산신령에게 빌어도 소용없습니다. 신령스러운 산은 바위가 몸이고, 초목은 머리입니다. 하늘이 오래도록 비를 내리지 않아 털이 그을리고 몸이 데려고 하는데 산신령이 비를 내리게 할 수 있었다면 벌써 그렇게 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니 산신령에게 빌어도 소용없습니다.”
경공이 말했다. “그렇다면 용왕에게 제사를 지내면 어떻겠소?”
안영이 말했다. “그것도 아니됩니다! 강은 용왕의 나라이고 물고기와 자라는 용왕의 신하입니다. 하늘이 오래도록 비를 내리지 않아 샘이 마르고 강이 말라 나라가 망하고 백성이 죽으려 하는데 용왕이 비를 내리게 할 수 있었으면 벌써 그렇게 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니 강에게 가서 빌어도 소용없습니다!”
경공이 말했다. “지금 어찌해야 한단 말이오?”
안영이 말했다. “임금께서 궁궐을 나가 백성과 함께 고락을 같이하시면 산신령과 용왕이 함께 근심하여 바라시던 대로 비가 내릴 것입니다.!” 이에 경공이 궁궐을 나가 백성과 함께 어려움을 같이하자 삼일뒤 큰 비가 내려 가뭄이 해갈되었고 백성들은 씨를 뿌릴 수 있었다.
齊大旱逾時,景公召群臣問曰:「天不雨久矣,民且有饑色․吾使人卜,云,祟在高山廣水․寡人欲少賦斂以祠靈山,可乎?」
群臣莫對․晏子進曰:「不可!祠此無益也․夫靈山固以石爲身,以草木爲髮,天久不雨,髮將焦,身將熱,彼獨不欲雨乎?祠之無益․」
公曰:「不然,吾欲祠河伯,可乎?」
晏子曰:「不可!河伯以水爲國,以魚鱉爲民,天久不雨,泉將下,百川竭,國將亡,民將滅矣,彼獨不欲雨乎?祠之何益!」
景公曰:「今爲之柰何?」
晏子曰:「君誠避宮殿暴露,與靈山河伯共憂,其幸而雨乎!」于是景公出野居暴露,三日,天果大雨,民盡得種時․ 『晏子春秋』 「內篇諫上」
* 강릉 최악의 가뭄과 강릉시장의 한심한 대응
강릉에서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범정부 가뭄 대응 현장지원반’이 꾸려지고 강릉시의 절수 조치가 본격화됐다. 수도계량기의 75%를 잠그고 강릉 내 공중화장실 47곳을 폐쇄하고 수영장 3곳의 운영도 중단했다. 소방차 71대와 군 물탱크 4대 등 모두 112대 차량·장비를 동원해 오봉저수지 등에 운반급수 5071t을 실어 날랐다.
강릉단오보존회에서는 대관령 산신과 성황신에게 기우제를 지내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세차하면 비가 온다더라 야외에서 빨래를 널면 비가 온다더라는 징크스를 실천하자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현대판 기우제다.
이런 와중에 강릉시민의 복장을 터뜨리는 사건이 있었다. 강릉시의 대응에 답답했던지 이재명 대통령이 나서 지난 8월 30일, 강릉시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가뭄 대책 회의를 주재했고 이 자리에서 중앙정부에서 물 공급을 위한 원수 확보 비용을 지원하려는 의도를 밝혔다. 강릉시장은 처음에 1,000억 원이 필요하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500억 정도면 된다고 말을 바꾸는 등 필요 예산과 사용처 등을 확실하게 답하지 못하고 횡설수설했다.
심지어 대통령의 면전에서 “9월에는 비가 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라는 말까지 했다. 이에 “하늘을 믿으면 안 된다. 사람 목숨을 실험에 맡길 수는 없다.”라는 대통령의 호된 질책이 이어졌다.
강릉시장이 이런 수준이니 시민들이 가만있을 리가 없었다. 강릉시청 홈페이지에는 “강릉시장 수준에 깜짝 놀랐다.”, “강릉시장은 부끄러움을 알고 사퇴하라.”, “강릉시민으로서 창피하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한 시민은 “국고로 재난지원금 1,000억원을 뽑아 먹으려다가 ‘기존 예산이 있지 않냐’는 질문에 ‘그럼 500억 원이라도 달라’는 강릉시장”이라며 “기우제 같은 한심한 소리나 하는 시장 동네에 재난이 없는 게 이상할 정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강릉시장은 비가오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안일한 생각만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럴 시간 있으면 시민들의 고충을 현장에서 제대로 파악하고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야 마땅하다. 경공이 안영의 말을 듣고 궁궐에서 나와 백성들과 고통을 나누었을 때야 비로소 하늘이 감동해 산신령과 용왕이 비를 내렸다는 『안자춘추』의 기록을 옛날의 이야기로 결코 무시해서는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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