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전일탐

한문해석의 기초

by 하늘밑 2025. 6. 30.

한문 해석의 기초

 

※ 해석은 번역과 다르다. 해석은 대체적인 뜻을 맥락에 맞게 풀이하는 것이라면 번역은 글자가 조합된 단어의 뜻을 알아 용례에 막힘이 없어야 한다. 논문을 쓸 것이 아니라면 해석을 우선으로 하면 좋겠다.

 

※ 한문 해석은 우리만 어려웠던 것이 아니다. 다음 예는 ≪논어≫에 실린 문장을 ≪맹자≫에서 인용한 것인데, 문장 구조를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어조사를 첨가하였음을 볼 수 있다.

① 君子之德, 風; 小人之德, 草. ≪논어 안연≫

② 君子之德, 風也; 小人之德, 草也. ≪맹자≫

 

한문해석을 위한 조언

 

1) 한문은 한자문화권의 환경, 역사, 가치관 등을 반영한다. 문인이나 저술가들이 쓴 시와 문장 속에는 생동적인 어구가 관습적으로 성어로 굳어진 표현이 많다. 특히 옛 문장에는 널리 알려진 옛적의 일이나 글, ‘전고(典故)’나 ‘용사(用事)’를 많이 쓴다. 깊이 있는 해석을 위해서는 축적된 실력이 필요하다.

① 동(東): 동쪽의 나무에서 해가 떠오르는 모습. *부상(扶桑)

② 미인 성어: 침어(浸魚), 낙안(落雁), 폐월(閉月), 수화(羞花), 장중무(掌中舞)

③ 계륵(鷄肋), 사족(蛇足), 건곤일척(乾坤一擲), 마부작침(磨斧作針)

④ 한국 속담을 한문으로 표기한 예: 三歲之習삼세지습, 至于八十지우팔십.

⑤ 일본의 성어: 일석이조(一石二鳥), 칠전팔기(七顚八起)

 

2) 한문은 기본적으로 “주어+서술어+목적어”의 문법 구조이다.

① 수주대토(守株待兎), 연목구어(緣木求魚)

② 孟子見梁惠王≪맹자 양혜왕상≫ 맹자가孟子+ 뵈었다見 + 양혜왕을梁惠王

 

3) 한자는 다양한 문장 성분으로 활용될 수 있다.

① 生死奪생사여탈 (주다)

朋友交여붕우교. (함께)

黨여당 (참여하다)

④ 我之過아지과여! (감탄 느낌표)

 

4) 한문에는 우리말의 조사(助詞)와 같은 품사(品詞)가 없다. 대신 영어의 전치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개사(介詞)와 어미 및 문장부호의 기능을 갖는 어조사(語助辭)가 있다. ≪천자문(千字文)≫의 마지막 글자인 지(之), 야(也), 자(者), 호(乎) 등이 그 예이다. 또한 우리말의 ‘어미(語尾)’에 해당하는 것이 없어서 문장의 성격을 잘 파악해야 한다.

① 人之常情(인지상정) → ‘지(之)’는 우리말의 소유격조사 ‘~의’와 같은 의미.

② 己所不欲(기소불욕), 勿施於人(물시어인) 《논어 위령공》

→ ‘어(於)’는 여격조사 ‘~에게’와 같은 의미.

③ 瓜田不納履과전불납리, 李下不整冠이하부정관.

→ 위 문장을 “~하지 말라”는 금지로만 해석할 수 있는 문법적 근거가 있을까?

 

5) 주어, 목적어 등 주요한 문장 성분이 생략되거나 도치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앞뒤 문맥을 꼼꼼히 살펴 읽어야 한다.

① 주어의 생략

永州之野産異蛇, 黑質白章, 觸草木, 盡死. 《유종원, 포사자설》

영주의 들판에 기이한 뱀이 살았는데, 검은 바탕에 흰무늬가 있어, 초목에 닿으면, 모두 죽었다. → ‘觸草木’앞에 주어 ‘異蛇’가, ‘盡死’ 앞에는 주어 ‘草木’이 생략되었다.

② 목적어 도치

我未見力不足者, 蓋有之矣, 我未之見也. 《논어 이인편》

나는 힘이 부족한 자를 아직 보지 못했다. 아마도 그런 사람이 있을 터인데, 내가 아진 그런 사람을 보지 못했다. → ‘之’는 ‘力不足者’를 가리킨다. 부정사 ‘未’가 있기 때문에 ‘之’를 동사 ‘見’앞에 놓았다.

 

③ 의문사 도치

良問曰; “大王來何操?” 《사기 항우본기》

장량이 물었다 “대왕께서는 무엇을 가지고 오셨습니까?”

→ 한문에서 의문사는 동사 앞에 위치한다. ‘何’가 ‘操’앞에 위치함

 

6) 띄어쓰기가 되어 있지 않으므로 표점(標點)에 주의해서 읽고 해석한다.

① 不可不可.

→“不可不, 可.” 인가? “不可! 不可!”인가?

② 七十生子非吾子家産傳之壻他人勿取.

→ “七十生子, 非吾子. 家産傳之壻, 他人勿取.”인가?

     “七十生子, 非吾子? 家産傳之, 壻他人勿取.”인가?

③ 子罕言利與命與仁 《논어 자한편》

→ “子罕言利, 與命與仁.”인가? “子罕言利與命與仁.”인가?

④ 虁有一足《한비자 외저설》

→ “虁有一足.”인가? “虁有一, 足.”인가?

*虁有一, 足. ‘夔’는 요(堯)의 어진 신하.

* 애공(哀公)이 공자(孔子)에게 물었다. “吾聞夔一足, 信乎?”(듣자하니 기는 발이 하나라던데 믿을만 한가요?“ 공자가 대답하였다. “기는 사람인데 어찌 발이 하나이겠습니까? 그는 다른 특이한 점이 없고 유독 음악에 정통하였습니다. 그래서 요(堯) 임금이 ‘夔一而足矣’라고 말하고 그를 악정(樂正)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므로 군자가 말하기를, ‘夔有一, 足. 非一足也비일족야’라고 하는 것입니다.”

⑤ 廏焚子退朝曰傷人乎不問馬 ≪논어 향당편≫

→ 廏焚. 子退朝, 曰: “傷人乎不?” 問馬. 인가?

→ 廏焚. 子退朝, 曰: “傷人乎?” “不.” 問馬. 인가?

→ 廏焚. 子退朝, 曰: “傷人乎?” 不問馬. 인가?

 

7) 호문(互文), 점층(漸層), 대우(對偶), 쌍관(雙關)과 같이 한문문장을 표현하는 다양한 수사법을 익힌다.

① 天長地久=天地長久 (호문)

② 子貢問政. 子曰: "足食, 足兵, 民信之矣." 子貢曰: "必不得已而去, 於斯三者何先?" 曰: "去兵." 子貢曰: "必不得已而去, 於斯二者何先?" 曰: "去食. 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논어 안연편≫ (점층) 去兵→去食→民信之

③ 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 ≪두보 춘망≫ (대우)

④ 子曰: "吾嘗ⓐ終日不食, ⓑ終夜不寢,以思, 無益, 不如學也." ≪논어 위령공≫

→ ⓐ와 ⓑ는 쌍(雙)이고, ⓒ는 관(關)이다.

 

 

한문학습 참고자료

 

1) 좋은 자전(字典), 사전(辭典, 詞典), 공구서(工具書)를 활용해야 한다.

 

① 편집부 편, ≪한한대자전(漢韓大字典)≫ 민중서림, 2003.

②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소, ≪한국한자어사전≫, 단국대학교출판부, 1996.

③ 모로하시데쓰지[諸橋轍次] 편, ≪대한화사전(大漢和辭典)≫, 大修館書店, 1960.

④ 한어대사전편집위원회, ≪한어대사전(漢語大詞典)≫, 한어대사전출판사, 1990.

http://www.zdic.net

http://hanyu.baidu.com

 

2) 널리 알려진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유명한 한문 고전은 원문과 번역문이 전산화되어있으므로 인터넷을 활용하여 검색과 내려받기를 할 수 있다.

 

① 한국역사정보통합시스템: http://www.koreanhistory.or.kr

② 한국고전종합DB: http://db.itkc.or.kr

③ 유교넷: http://ugyo.net

④ 중국 사이트는 http://www.baidu.com, http://sou-yun.cn

 

 

3) 한문의 해석과 번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책들

 

① 《한문문법》, 이상진, 전통문화연구회

② 《중국고대어법》, 쉬에이한, 어문학사

③ 《중국문언문법》, 양백준, 청년사

④ 《고급한문해석법》, 관민의, 서울대동양사학과연구실, 창작과비평사

⑤ 《고전중국어문법강의》, 에드윈풀리블랭크, 궁리

 

여유당전서 / 논어고금주, 조선후기 실학자 정약용이 『논어』를 해석하여 1813년에 간행한 주석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