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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일탐

무엇이 옳은가?

by 하늘밑 2025. 4. 9.

두 아이가 해를 두고 다투다
 
공자가 동쪽으로 여행을 다니다가 두 아이가 말다툼하는 것을 보고서 그 까닭을 물었다. 한 아이가 대답하였다. “저는 해가 처음 떠오를 때 사람들에게 가깝고, 중천에 떠 있을 때 더 멀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아이는 해가 처음 떠오를 때 사람들에게 멀고, 중천에 왔을 때 가깝다고 했다. 한 아이가 말하였다. “해가 처음 떠오를 때는 크기가 수레 덮개만 한데 해가 중천에 이르면 둥근 쟁반 같아요. 이것은 먼 것은 작게 보이고 가까운 것은 크게 보여서가 아닌가요?” 다른 한 아이가 말하였다. “해가 처음 떠오를 적에는 싸늘하고 서늘한데 해가 중천에 이르면 끓는 국에 손을 넣은 것처럼 뜨거워요. 이것은 가까운 것은 뜨겁고 멀리 있는 것은 차가워가 아닌가요?” 공자는 누가 옳은지 결정할 수가 없었다. 두 아이가 웃으면서 말하였다. “누가 선생님 보고 지혜롭다고 했나요?”
 
孔子東游, 見兩小兒辯鬪, 問其故. 一兒曰: 「我以日始出時去人近, 而日中時遠也.」 一兒以日初出遠, 而日中時近也. 一兒曰: 「日初出, 大如車蓋, 及日中則如盤盂. 此不爲遠者小而近者大乎?」 一兒曰: 「日初出, 滄滄涼涼, 及其日中如探湯. 此不爲近者熱而遠者涼乎?」 孔子不能決也. 兩小兒笑曰: 「孰謂汝多知乎?」 - 列子․湯問
 
* 두 아이 중 누가 옳을까? 해가 뜰 때는 크기가 커서 가깝게 느껴지고, 정오 무렵에는 멀리 있어 작게 느껴진다. 하지만 뜨겁기로 말하면 반대가 된다. 해가 오전에 서늘하게 느껴지는 것은 멀리 있기 때문이고 정오 무렵 뜨겁게 느껴지는 것은 가깝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이는 크기나 면적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차갑고 뜨거운 정도는 느끼는 감정에 따라 다르다는 말이다. 사실 과학적으로 말하면 두 아이 모두 틀렸다고 할 수 있다. 아침에는 어두워서 태양이 선명하게 보이고 정오에는 하늘이 밝아 색상 대비가 감소하여 태양의 전체 윤곽이 잘 보이지 않는다. 또한 아침 햇빛은 밤새 기온이 내려간 상태에서 비스듬하게 비치기 때문에 차갑게 느껴지고 정오에는 땅이 태양의 복사열을 오전내내 흡수해서 반사하기 때문에 뜨겁게 느껴진다. 지구의 자전으로 두 아이와 태양 사이의 거리도 아침과 정오가 일정할 수 없다.
 
하물며 인간사의 모든 이치를 하나의 보편적인 진리가 모두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확실한 것은 데카르트의 말처럼 옳고 그름을 따지는 나라는 존재만이 있을 뿐이다. 무엇이 옳은지 말하는 것이 참 두렵다. 상식에 기대어 말하지만 상식 또한 시대의 산물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끊임없이 의심할 수 밖에. 어찌 보면 의심할 수 있는 진리만이 참된 진리이다. 그리고 이것이 진리라고 말하는 사람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어느 인터뷰에서 그가 존경했던 올리비에 메시앙의 말을 인용하여 진실과 음악에 대해 말했던 내용이 생각이 났다. 

메시앙이 남긴 이말이 계속 생각나요. "고정된 것은 이미 진실이 아니다." 세상에 '진실'이 하나뿐이라면 그건 가짜일 거예요. 세상이 변하고, 우리도 변하고, 우리가 볼 수 잇는 시각이 변하는데. 무언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은 진실이 아니라는 거죠. 진실은, 음악은 끝없이 변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시대마다 사람들이 찾고 싶은 진실의 의미를 찾아가게 해준다고 생각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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