蠶婦 (張兪)
昨日入城市라가 歸來淚滿巾이라
遍身羅綺者가 不是養蠶人이라
어제 성안 저자에 들어갔다가
돌아와선 온통 눈물로 수건을 적시었네.
온 몸에 비단 옷 입은 사람들
누에치는 사람이 아니었다네.
張兪(장유): 중국 송나라 사람. 자는 少愚(소우). 호는 백운선생(白雲先生). 저서에 <白雲集(백운집)>이 있음.
이 시의 화자는 누에치는 아낙이다. 이 여인은 어제 성안의 저자에 들어갔다가 돌아와서는 수건을 눈물로 적신다. 애써 짠 비단이나 명주실을 팔러 모처럼 성내로 나섰으리라. 그런데 무엇이 이 여인을 그토록 슬프게 하였을까. 견딜 수 없는 무슨 모욕이라도 당한 것일까. 아니다. 그것은 단지, “온 몸에 비단 옷 입은 사람들 누에치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 누구나 다 알 만한 이 평범한 사실이 여인을 그토록 슬프게 한 것일 따름이다. 누구나 다 알 만한 이 평범한 사실이, 그러나, 순수한 이 여인의 영혼으로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조리한 현실이었던 것이다. 특별한 주장을 펼침이 없이 단지 순박한 한 누에치는 여인의 형상만을 통해서 생산의 주체가 생산의 결과로부터 소외되는 심각한 사회 현실의 한 단면을 잘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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