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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일탐

配所輓妻喪(배소만처상)-金正喜(김정희)

by 하늘밑 2024. 12. 3.

配所輓妻喪 (金正喜)

那將月姥訟冥司하여   來世夫妻易地爲아

我死君生千里外하여   使君知我此心悲아

 
어떻게 하면 월하 노인 데리고 저승 관리에게 송사해서
내세에는 남편과 아내 역할을 바꾸어
나는 죽고 그대 홀로 천리 밖에 살아 남아
나의 이 슬픈 마음 알게 할꺼나.
 
金正喜(김정희 : 1786-1856) : 조선후기의 문신․ 자는 원춘(元春). 호는 완당(阮堂)·추사(秋史). <완당집阮堂集>이 있음.
 
이 시는 작자가 유배를 가 있는 상태에서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것을 슬퍼하면서 쓴 것이다. 아내를 잃은 슬픔을 직접적으로 호소하기보다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 죽은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더욱 절실하게 나타냈다. 부부간의 애정 표현이 은근히 자제되었던 당대의 조선후기 사회를 상기할 때 작가의 아내에 대한 애틋한 정이 더욱 느껴온다.

 멋들어지게 쓰겠다는 욕망도 없이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쓴 김정희의 ‘판전板殿’. 글씨에서 떠오르는 사자성어가 ‘대교약졸(大巧若拙)’이다. 《노자 도덕경》 45장에 나오는 말로,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큰 기교는 졸렬함과 같다는 것이리라. 잔기술만 부리던 작은 기교가 성숙하여 극에 달하면 그런 기교를 떨치고 본래 순수함으로 돌아가기에 대교약졸이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