配所輓妻喪 (金正喜)
那將月姥訟冥司하여 來世夫妻易地爲아
我死君生千里外하여 使君知我此心悲아
어떻게 하면 월하 노인 데리고 저승 관리에게 송사해서
내세에는 남편과 아내 역할을 바꾸어
나는 죽고 그대 홀로 천리 밖에 살아 남아
나의 이 슬픈 마음 알게 할꺼나.
金正喜(김정희 : 1786-1856) : 조선후기의 문신․ 자는 원춘(元春). 호는 완당(阮堂)·추사(秋史). <완당집阮堂集>이 있음.
이 시는 작자가 유배를 가 있는 상태에서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것을 슬퍼하면서 쓴 것이다. 아내를 잃은 슬픔을 직접적으로 호소하기보다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 죽은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더욱 절실하게 나타냈다. 부부간의 애정 표현이 은근히 자제되었던 당대의 조선후기 사회를 상기할 때 작가의 아내에 대한 애틋한 정이 더욱 느껴온다.

멋들어지게 쓰겠다는 욕망도 없이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쓴 김정희의 ‘판전板殿’. 글씨에서 떠오르는 사자성어가 ‘대교약졸(大巧若拙)’이다. 《노자 도덕경》 45장에 나오는 말로,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큰 기교는 졸렬함과 같다는 것이리라. 잔기술만 부리던 작은 기교가 성숙하여 극에 달하면 그런 기교를 떨치고 본래 순수함으로 돌아가기에 대교약졸이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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